팝화투? 팝아트! 가장 한국적 소재로 만든 K-팝아트 조영남의 그림 속 ‘화투’는 대중성을 은유하며, 불순한 놀이보다는 한국적 정서를 함축한 유쾌한 소재로 여겨진다. 이를 따라 그리거나 콜라주하는 방식으로서 그의 그림은 ‘팝아트(pop art)’와의 접점을 갖는다. 작가 조영남은 ‘화투'라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소재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는 자신의 그림 속 ‘화투'를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의 ‘성조기',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코카 콜라'에 비유한다. 즉, 그에게 ‘화투'란 대중성을 함의한 소재로, 이를 따라 그리거나 콜라주하는 방식으로서 그의 그림은 팝아트(pop art)와 접점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상성이나 친숙함에도 불구하고 놀이로서 행해지는 ‘화투’는 쉬이 불순한 노름으로 여겨지곤 한다. 어릴 적 가정 방문한 선생님의 눈을 피해 이불 속으로 화투를 밀어 넣던 어머니의 일화에 대한 작가의 언급이 일례이다. 작가는 이러한 모순에 주목, 이를 근사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그에 부과된 편견과 역설을 이야기한다. ‘포커(poker)는 서양의 것, 화투는 동양의 것’이라는 지론을 바탕으로, 작가는 ‘화투’의 근원을 극동(極東)으로 상정하며, 이가 한국인에게 친근한 소재로 쉽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미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처럼 ‘화투’라는 카테고리에 속한 작품들은 ‘화투’라는 기지 넘치는 소재와 조영남의 작가적 연륜을 응축해 보여줌으로써 그의 작업 세계의 중심이 되는 작품들이라 여겨진다.